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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베일에 쌓인 무인 우주왕복선 보잉 X-37


무인 우주 왕복선이 위성 저궤도에서 최장기간을 머무르다




X-37이란 기체로 글을 쓰려고 자료를 찾아보다가 두 번 놀랐습니다. 놀라운 내용들이 찾아져서 한 번 놀랐고. 생각보다 자료가 없다는 데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en.wikipedia.org




X-37은 무인 스페이스 셔틀입니다. 무인 스페이스셔틀인 주제에 전투기에 붙는 제식명칭을 가졌는데요. NASA가 아닌 미 공군이 운용하기 때문입니다. 



우주왕복선인데 운용 주체가 공군 이다라? 킁킁 이거 뭔가 냄새가 좀 납니다. 



advertsplace.com




게다가 X’코드는 특수 실험기에만 붙는 코드입니다. X-37은 이미 실전 배치가 된 걸로 알려져 있지요. ‘X’를 뗄 법도 한데, 떼지 않고 그대로 운용 중입니다. 



X-37을 극비로 운용하고 싶어하는 미 공군의 속내를 엿볼 수 있지요.




원래 X-37은 실험기가 맞습니다. 1999년 프로젝트가 시작될 당시만 해도, 스페이스셔틀을 대체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됩니다.



spacesafetymagazine.com




나사와 보잉이 손을 잡고 4년간 2천억을 들여 개발하기로 합니다. 이 버전은 X-37A이라고 명명됩니다. 처음 시험 버전은 스페이스셔틀에 실려 LEO에 올라간 후 활강시험을 하는 걸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03년 컬럼비아호호 폭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생각보다 비용이 높았던 스페이스 셔틀이었는데, 대형 사고까지 나버립니다. X-37과 같은 재사용 컨셉의 개발 프로그램들은 폐기될 위험에 처합니다. 




en.wikipedia.org






그런데 뜬금없이 DARPA와 미 공군이 난입합니다. ‘우리가 계속 개발해 보겠다!’




이후 X-37는 우주왕복선 대신 델타 IV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걸로 진행이 재개됩니다. 보잉과 미공군은 3천1백억원의 계약을 체결하지요. (이후 아틀라스 V로 변경)




danspace77.com




참고로, 소련의 BOR-4와 매우 흡사해서 X-37의 원형이 소련 실험 기체라는 소리가 있는데요. 




BOR-4는 1980년대 부란 개발을 위한 시험 기체로 재돌입에 관련된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사용된 기체입니다. 




www.cosmoworld.ru




사진을 보면 형상이 비슷하긴 하지만, 시기상 BOR-4는 미국이 이미 보유한 기술을 추격개발하기 위한 목적이 강합니다. 




베꼈는지, 베끼지 않았는지, 아니면 참고만 했는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요.




designation-systems.net




미공군의 시험은 순조로워 2006년 4월 활강 및 자동착륙 시험이 실시됩니다. 착륙중 일부 데미지가 발생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체를 개량해서 X-37B를 만들어 내지요. 그리고 동년 11월에 언론에 최초로 공표합니다. 




우리 미공군이 X-37를 계속 만들었어요!




B형 2기가 제작되어, 미공군은 총 3기의 X-37을 보유하게 됩니다.




Wikimedia Commons




그리고 다시 한동안 조용하다가 2010년 뜨악스러운 X-37 관련 내용이 발표됩니다. 7개월간 지구 저궤도를 돈 후 2010년 4월 22일 에드워드 공군기지에 무사히 착륙했다는 내용이 미공군에서 발표됩니다. 




헐. 무인으로, 그것도 7개월이라고요?




궤도 경사각이라고, 사선으로 지구를 도는 저궤도 위성과 적도 사이의 각도가 있습니다. 알음 알음 소식을 접했던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이 X-37의 관측에 성공했는데요. 이 각도가 40°가 나왔습니다. 




theconversation.com




일반적인 우주 왕복선은 28.5°의 각도를 가집니다.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에서 가장 연료를 아낄 수 있는 각도이지요. 이보다 각도가 커지면 지구 자전속도의 도움을 적게 받으므로 발사 효율이 낮습니다. 




왜 굳이 40°로 발사했을까? 라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참고로 국제 우주정거장은 고위도의 러시아에서 발사되어 궤도 경사각을 51.6° 가집니다.)




apod.nasa.gov





오랜 우주 체류기간과 의심스러운 궤도 경사각에서부터 무성한 추측들이 등장합니다. 



‘40°의 각도 내에는 이란과 북한이 들어있다. 따라서 X-37이 스파이 위성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연히 미공군은 공식적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요.




http://phys.org/




중국의 우주정거장 텐궁 (Tiangong-1 ) 을 감시하기 위해서였다는 음로론도 등장합니다. 텐궁의 궤도 경사각이 42도로 X-37과 유사하기 때문인데, 역시 미공군은 이를 부인합니다. 




www.rt.com




두 위성이 지구 적도 면을 통과하는 위치가 100도 가까이 벌어져 있다며 , 전체 궤도를 한번 돌 때 두 번 정도 마주친다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끝내 궤도 경사각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궤도 경사각과 100도라고 밝힌 승교점적경 (Right ascension)이 공개되면 X-37의 궤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http://mashable.com/







가장 유력한 가능성은 2014년 영국의 가디언지의 기사 내용인데요. X-37의 임무가 스파이 장비의 내구성을 시험하기 위함 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장기간 우주에 노출된 이들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보기 위해서라고 하지요. 현재까지 미공군의 공식적인 반박은 없습니다.







www.extremetech.com




X-37B은 469일간의 무인 우주비행에 성공하여 이 분야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2년 6월 16일 귀환) 




총 3번의 미션을 합하면 1367일이나 우주에서 체류한 셈인데요. 3년 7개월동안 뭔가 하지 않았다는 게 더 이상할 정도 입니다.



http://motherboard.vice.com/




완전히 공개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숨기지도 않는데는 뭔가 이유가 있지 않나 싶은데요.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까닭에 지금까지 무성한 소문에 둘러싸여 있는 베일의 기체로 남을 것 같습니다. 




collectspace.com





P.S. 저런 큰 돈을 통크게 투자하는 미국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돈 낭비 일런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나라가 이런 식으로 에산을 2천억원이나 썼다면, 아마 여론의 뭇매를 맞고 폐기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